[Day-2] 2013. 강릉에서 부산까지 동해안 자전거 여행

[Prologue] 2013. 강릉에서 부산까지 동해안 자전거 여행
[Day-1] 2013. 강릉에서 부산까지 동해안 자전거 여행
[Day-2] 2013. 강릉에서 부산까지 동해안 자전거 여행
[Day-3] 2013. 강릉에서 부산까지 동해안 자전거 여행
[Day-4] 2013. 강릉에서 부산까지 동해안 자전거 여행
[여행을 마치며] 2013. 강릉에서 부산까지 동해안 자전거 여행


Day-2, 2013.08.04(일)

06:30 1차 알람. 기상 실패

눈이 안 떠진다. 몸이 안 움직인다.


06:50 2차 알람. 기상

미친 정신력으로 눈을 뜬다.


07:50 아침 식사

아침부터 배는 미친듯이 고프다
 


08:50 출발

먹었으니 가자.
오늘의 시작을 사진으로 남기고 출발.

 

오늘도 날씨가 너무 좋다.
불안할 정도로 너무 좋다.
불안하다.


어제 우리가 묵었던 여관.
밖에서 보니 규모가 꽤 크다.; 죽변 지주인가보다


울진군으로 진입하니까 자전거 도로가 보인다.
처음으로 접한 자전거 도로가 반갑고 고맙다. :)


드디어 포항이 보인다.!!!
126 KM!! 가자!!
 

근데 너무 덥다.
시작하자마자 덥다.
아이스커피 마시러 편의점에 들어갔는데 얼음이 없다. -_-


조금 가다보니 다시 바다가 나온다.
반갑다 :)
맑은 하늘의 바다는 언제봐도 지겹지 않은 것 같다.



 


11:26 1차 펑크

해안도로를 타다가 국도로 접어들자 바로 펑크가 난다.
교통사고 잔해들(?)이 많아서 그런듯 하다.
좀 오래된 국도는 갓길 쪽에 교통사고 잔해를 비롯해 많은 쓰레기와 자갈 들이 있어서
나처럼 로드바이크를 타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듯 하다.
그나마 패치를 준비해와서 다행이다.



11:45 패치 완료. 출발

자전거 가게에서 튜브 교체하는 걸 봐뒀던게 펑크 패치하는데 큰 도움이 된 듯 하다. 
다시 가자.!


국도가 일반국도가 아닌 자동차 전용도로다.
동해안을 따라가다보면 어쩔 수 없이 자동차 전용도로를 타야하는 곳이 존재한다.
이 구간이 그런 구간 중 한 곳이었다.
처음으로 접하는 터널.

터널은 정말 카오스다. 헬이다. 최악이다.
어쨌든 지나가야 하기에 미친척하고 자전거를 끌고 벽에 바짝 붙어 지나간다.
자전거를 끌고 걸어가지만 소음 때문에 스트레스가 엄청나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체력이 급 떨어질 정도로 힘들고 고통스러운 구간이다.
위험한건 말할 것도 없다.
이 구간에서 터널을 연속으로 2개 통과했는데,
다 통과하고나니 멘탈은 붕괴되고 체력은 바닥났다. :(

  


누가 그랬던가.
삼척에서 울진까지의 구간이 가장 힘들다고.
울진에서 영덕가는 길도 별 차이가 없다. -_-
삼척에서 울진까지가 아니고 영덕까지가 가장 힘든 구간인것 같다.
끊임없는 언덕과 때양볕, 그리고 중간에 편의점은 물론 음식점도 잘 안보인다..
체력이 점점 바닥난다.

결국 다 벗어던지고 휴식.
근데 마땅히 쉴 곳도 없다 ㅡㅜ. 체력적으로 힘들다.
글을 쓰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힘들다.


13:18 2차 펑크

WTF!!!
뒷바퀴에 이어서 이번엔 앞바퀴다.
제기랄
얼른 패치하자

13:25 후배가 내 머리끄댕이 잡음

힘들고 짜증나는지 튜브 패치하는 내 머리 끄댕이를 잡는다.
그냥 조용히 잡힌다. :(


13:26 후배가 날 때리기 시작함

이제는 날 때린다.
그냥 조용히 맞는다. :(


13:40 패치 완료. 출발

시간이 많이 지체됐다. 내가 포항까지 가야한다고 우겼는데 미안하다.
얼른 가자.


14:20 점심 식사

기성면이었나? 그 쯤 되는것 같다.
식당들이 모두 장사를 안한다.
그나마 열었던 한 곳은 점심시간이 지나서 음식이 안된다고 한다. ??!?!
OTL
완전 좌절할때쯤 중국집 발견.!!!
중국집은 어디든 있는 것 같다. 많이 먹자 배고프다.!!

배부르니 살 것 같다.
강릉에서 부산까지 간다고 하니 사장님이 놀란다.
우리를 만나는 모든 사람이 놀란다.
그리고 부럽다고 한다.

내 후배놈도 나한테는 괜히 따라왔다며 투덜거리고 힘들어 죽겠다며 불만만 말하는데,
이럴때 만큼은 나보다 더 신이나서 얘기한다.
어이없다.
개객끼 ㅋㅋㅋ
그래도 너가 있어서 나도 이만큼 왔고, 너가 있어서 앞으로 더 갈 수 있는 것 같다. ㅎㅎ

배도 부르겠다 슬슬 출발하자.


15:13 3차 펑크

출발 10분만에 펑크가 났다.
두번째로 펑크났던 앞바퀴다.


15:30 1차 패치 실패

1차 패치 실패다. 두 군데가 펑크났는데 패치로 감당이 안되는 것 같다.
패치를 두겹, 세겹으로 하는데 바람이 세어나온다.
약 30분 후에 안 사실이지만 나는 패치를 반대로 붙이고 있었다 -_-;

15:35 성궤 탈춤 시작

튜브 패치하는 동안 자전거 여행하는 3개 그룹과 오토바이 1그룹이 지나간다.
짜증이 치믹어 오르는데 이놈이 미쳤는지 팔토시를 빼더니 탈출이라며 추기 시작한다.
더위+스트레스+무력감이 합쳐지면 사람이 미치나보다.
미친놈

15:40 2차 패치 실패

WTF!!!!! 2차 패치 실패다. 제기랄 미치겠다.

16:00 3차 패치 완료. 다시 출발

오 신이시여!!! 드디어 성공.!! 얼른 가자.! 지나간 사람들 다 따라잡자!!




16:03 4차 펑크. 멘붕 시작

오 망할 신이시여!!! 출발 3분만에 똑같은 곳 펑크다.!!!
30미터 앞에 편의점이 있어서 그 쪽으로 가보니 조금 전에 지나갔던 2명의 자전거 여행자가
보인다.
편의점 앞에서 패치를 하니 펑크가 난거냐며 도와준다.

그 사람들은 울진에서 울산까지 가는 길이라고 한다. 왠지 부럽다 -_-ㅋㅋㅋ

펑크가 약 1cm 간격으로 두 군데라서 패치가 안될지도 모른다고 한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미친듯이 도와준다.
이런게 여행의 묘미고 감동인듯 하다.
패치를 다 해주고 먼저 떠난다.
고맙다는 말을 연발하고 우린 타이어 상태 좀 보고 출발하자며 쉰다.


16:30 멘붕 절정

5분 됐나? ㅋㅋㅋ
타이어에서 '펑!' 소리가 나더니 바람이 '츄우우우우우우우욱' 하며 다 빠져버린다.

진정 멘.붕.
미처 준비하지 못한 예비 튜브가 너무 아쉽다 ㅠㅜ
어쩌지 어쩌지
인터넷을 찾아보니 17km 거리에 자전거 가게가 있다.
전화를 해보니 출장은 못오지만 자전거를 가지고 오면 봐줄 수는 있다고 한다.
차를 구하자.

혹시나 해서 눈 앞에 보이는 해수욕장으로 달려간다.
해수욕장 관리 아저씨들이 휴식 중이다.
혹시 차편이 존재하는지 물어본다.
나의 사정을 듣더니 적극적으로 도와주신다.
갑자기 자전거들고 오란다.
빨랑 들고 오란다.
자전거까지 뛴다.
미친듯이 뛴다.


17:00 해수욕장 관리 아저씨 도움으로 차 타고 자전거 가게로 이동

정말 고맙게도 차를 가지고 오시더니 차에 실으라고 하신다.
후배는 자전거 타고 쫓아 온다고 한다.
미안하다. ㅋㅋㅋ

오랜만에 차를 타보니, 차는 정말 위대한 발명품인듯 하다.
차가 최고다 ㅋㅋㅋ

오오 후포항 도착.!
아저씨는 나만 내려주시고 돌아가신다.
정말 너무 고마운 마음에 음료수라도 대접해드리고 싶었는데 그냥 가신다.

이 글은 못 보시겠지만 다시 한 번 고맙다는 말을 하고 싶다.

정말 고맙습니다. 털보아저씨.! :)



17:30 타이어 튜브 교체. 다시 출발

앞바퀴가 다시 살아났다.! :) 예비튜브도 하나 구입!! 이제 다시 희망이 보인다. ㅎㅎ


너무 많이 지체했다. 얼른 가자.


17:59 영덕 진입

점심 쯤 도착했어야 할 영덕에 지금에서야 도착했다.
아직 갈 길이 먼데 길은 계속 언덕이다.
끊이지 않는다 ㅠㅜ 
 

영덕에 들어서니 큰 해수욕장이 보이기 시작한다.
영덕이 울진보다는 규모가 큰 것 같다.




안녕 :)
한참 달리다보니 도로에 게가 보인다 ㅋㅋㅋ
신기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조금 장난 좀 치다가(?) 안전한 곳으로 옮겨줬다.

영덕에서도 멋진 곳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혼자 바다낚시를 하는 아저씨도 보이고,
광활한 바다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바다밖에 보이지 않는 곳도 있었다.
시간에 쫓겨 사진은 못 찍은게 아쉬울 뿐.

이런게 자전거 여행의 장점이자 단점인듯 하다.


해안도로를 따라오는데도 언덕과 산이 굉장히 많다.
특히 산이 많았는데 해가 지고나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식당도 없어서 밥을 먹을 곳도 없다.
얼른 숙소를 찾자.


20:00 민박 들어옴

노물리에 들어와서 민박을 잡았다.
사거리에 있는 슈퍼인데 2층에 민박을 두신다.
저녁을 먹으려고 라면과 먹을 걸 조금 사고나니 회를 주신다고 한다.


우와 이건 신의 맛이다.!!!
아침에 들어오는 배에서 사온 '청어'라고 한다.
정말 맛있다.!! 초고추장도 만드신거라고 하는데 너무 맛있다.
미친듯이 먹으니 잘 먹는다며 또 담아주신다. ㅋㅋㅋ


먹어도 줄지 않는다 ㅋㅋㅋ
회를 이렇게 많이, 맛있게 먹기는 처음인듯 하다. ㅋㅋ


22:00 노물리 구경

노물리와 노물리 항의 밤은 고요하고 아늑했다.
도시의 번잡함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너무 좋다.
마음도 차분해지고 잠깐이지만 눌러앉고 싶다는 생각마저 든다.
이런게 여행의 재미고 맛인가 보다.



22:50 취침

타이어 펑크 때문에 너무 지쳤다.
몸도 정신도.
내일 부산 도착은 불가해 보인다.
내일 울산까지는 가야할텐데..
내일은 펑크가 안나야 할텐데.


오늘의 활동량.

댓글 없음:

댓글 쓰기

안녕하세요 :)